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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모든 이야기/12월의 편지

2024년 마지막 날 아침의 고백과 영성

에버모닝 2024. 12. 31. 08:39

2024, 12.31. Tue
(@Holy Spirit; 2024년 마지막 날의 고백과 영성)

하나님, 2024년 올해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고 집을 나서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서 이곳에 왔습니다. 여느 때와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의 아침이지만 오늘은 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난 일 년간 하나님께 썼던 기도편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과 참 많은 대화를 했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2023년 12월 31일에 하나님께 어떤 편지를 쓰고 무슨 기도를 드렸는지 볼 때에 잔잔한 감동과 감사가 되었습니다.

- 2023, 12. 31.Sun (변산반도 서쪽바다)
(중략) 제 삶에도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힘쓰게 하시고 주님의 종과 청지기로 더욱 충성을 다해 행하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마음을 지키게 하셔서 작은 일에 마음이 동요되지 않게 하시고 일의 본질을 보게 하시고 그 위에 있는 영의 세계와 주님의 뜻을 볼 수 있는 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두 발을 믿음의 땅 위에 굳건하게 서있게 하시고, 영의 눈으로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주님의 주신 지식과 지혜로 판단하게 하시고, 입술의 말의 능력이 실상이 되게 하셔서 사람을 세우고 악한 영을 대적하여 물리치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살피사 전심으로 하나님을 향하는 자에게 능력을 베푸신다 하셨으니 제 마음이 늘 언제나 전심으로 하나님을 향하고 의지하는 자가 되게 하셔서 그 하나님의 능력으로 세상을 이기어 정복하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외치며 기도하였던 갈렙과 같이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그 땅을 차지하게 하셔서 믿음의 지경이 넓어지는 또 다른 한 해가 되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게 하신 모든 성도님들, 하나님의 사람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영광의 길을 함께 동행하며 동역하는 2024년이 되게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이 모든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멘. 

이 기도편지는 작년 크리스마스날에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 장례식을 마치고 아버지 고향에 가서 아버지가 살던 동네와 집터를 돌아보고 서쪽으로 달려서 2023년의 마지막 해가 지는 서해 바다를 바라보면서 썼던 기도편지였습니다.  그날의 기도편지를 쭉 읽어 내려갈 때 그 기도대로 올 해를 인도해 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4년의 마지막 날에도 제 마음과 기도가 그때와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제가 밟고 있는 땅이 조금 앞으로 전진했고 여전히 제 앞에는 정복해야 할 산지가 있다는 것이 보게 됩니다.

하나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좋은 날도 있었고 또 낙심이 되고 실망스러운 날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았으며 막막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때로는 비난과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으며 오해를 받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게 상처와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일희일비하여 일이 잘 될 때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반면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주저앉아 있었던 날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것이 삶이고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 자신만 보더라도 사람이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쉽게 상처받기도 하고 욕심과 유혹에 이끌려 그릇 행하기도 하고 허탄한 거짓말과 함께 시시때때로 교만한 마음으로 별것도 아닌 것을 자랑하기도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이라 하기도 내가 한 것이 아닌 것을 내가 한 것인 양 공을 가로채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와 긍휼하심이 없이는 하루도 온전히 살 수 없는 불안전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저뿐만아니라 믿음의 앞선 세대도 같은 것을 고민하며 살았고 같은 갈등과 어려움과 고통과 슬픔과 실망과 아픔을 안고 살았던 것을 보게 됩니다.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사셨던 예수님도 인간의 모든 연약함을 다 체휼 하신 분이셨습니다. 하나님이 위대하신 것은 그런 불완전한 존재를 통해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오셨다는 것입니다. 그 삶을 통해서 놀라운 하나님을 경험하여 고백하게 하시고 결단하게 하시고 돌이키게 하시고 헌신하게 하셔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예정하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가 차기까지 진흙탕 속에 내버려 두시기도 하시고 성공인듯한 삶을 살게 하시기도 무료하고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게 하시기도 아무리 불러도 응답하지 않으시기도 정처를 알 수 없는 방황을 하게 하시기도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실패를 경험하고 아픔을 경험하고 고통을 경험하는 시간을 주시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때가 되었을 때 모세를 부르듯이 하나님의 특별한 뜻을 이루시기도 하시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은 그 모든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시고 개개인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시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 지난 일 년간의 길을 걸어 마지막 날까지 오게 된 오늘 제 마음속에 가장 크게 떠오르는 말씀은 하나님은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의 평강으로 지키신다고 하시면서 그것은 그가 하나님을 의뢰하기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지난 한 해를 보더라도 그랬고 그것은 2025년에 그럴 것입니다. 내년에도 환경은 늘 바뀔 것이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행복한 시간도 걱정의 시간도 항상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믿음의 심지가 바뀌지 않고 항상 하나님께 뿌리를 박고 전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의뢰한다면 하나님은 하나님의 평강의 평강으로 나의 삶을 인도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삶을 살면 살수록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할수록 기도를 하면 할수록 생각이 단순해지고 삶이 단순해지고 모든 것이 단순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더 단순해지는 simplicity의 영성, 단순함의 영성을 가지고 더욱 하나님께 집중하고 말씀에 집중하고 기도와 묵상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것 외에는 방도가 없고 다른 길도 없고 지름길도 없다는 것을 고백하게 될 때, 이 아침에도 내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이 묵상이 주께 열납 되어 주님의 기쁨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나의 하나님을 오늘도 내일도 2025년에도 참 사랑합니다. 아멘.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이사야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