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도편지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본문
2024, 11.27. Wed
(@Holy Spirit;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하나님, 이 아침 눈 덮인 세상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눈을 볼 수 있는 겨울이 있는 곳에 살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는 않지요.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면 일 년이 지나게 되는, 단풍이 들어 낙엽이 떨어지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눈 내리는 풍경 속 눈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새싹이 움트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 무더운 여름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가 무엇인지도 아는 그런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눈을 볼 수 있으니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나 봅니다.
하나님, 어제 저녁 창가에 앉아서 기도할 때 떠오르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영어예배였습니다. 기도하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벌써 2년이 지나갔습니다. 갑작스럽게 목사님 두 분이 연이어 떠나게 되시고 뒤이어서 전도사님 두 분도 떠나게 되고 남은 한 분의 목사님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리고 찬양인도를 하던 간사님 한분도 떠나게 되는 일이 있었지요. 설교할 목사님도 없고 예배를 준비할 스텝도 없고 예배가 중단될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습니다. 그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제게 모든 행정업무를 인수인계 해달라고 했고 주보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찬양팀 운영과 예산을 비롯 여러 가지 잡다한 일들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파일들을 찾아보면서 남은 간사님들과 예배를 준비했고 설교하실 목사님을 매주 외부에서 초청을 했습니다. 그때 남은 간사님 두 분마저도 이제 몇 개월 후면 미국 유학으로 인해 떠나야 할 상황이었고 새롭게 목사님과 전도사님이 오시지 않으면 예배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참 감사하게도 돕겠다고 하는 성도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서로 여러 일들을 나누어서 오전 오후 두 번의 예배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상경영체제로 6개월도 넘게 이어진 상황에서 하나님은 목사님과 전도사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구나 라는 것을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예배를 위해서 이렇게 많은 일들을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있어야 하는 것인지를 너무 확실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참 절박하다 보니 예배준비하러 토요일에 교회에 다녀와서는 제가 준비해야 하는 찬양인도 예배준비를 마치고 남은 시간은 기도를 했습니다. 예배를 위해서 그리고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연약하고 위태한 시기에 사탄이 틈타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일 아침 6시 가장 먼저 교회에 가서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 오전 예배 세팅을 하고 찬양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하나님과 대화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오전 예배 찬양을 지난 2년 동안 인도했습니다. 하나님 이번주는 어떤 곡으로 찬양받으시기를 원하시나요 기도하면서 곡을 선정하고 기도문 작성하고 비록 3곡을 부르는 짧은 15분의 찬양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도 찬양드리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오는 외국인 성도님들 주로 관광 및 출장 등 방문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인데 해외여행 중에도 인터넷을 검색해서 교회를 찾아 예배드리러 오시는 분들이라면 얼마나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기시는 분들인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타지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비록 몇몇 안 되는 성도님들이었지만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함께 예배드릴 수 있었습니다. 몇몇 안 되는 외국인 방문객을 위해서 그 많은 수고를 들여 오전 예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하나님의 은혜가 있고 하나님의 기쁨이 있다는 것을 너무 확실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클로징송과 함께 예배가 끝나면 종종 외국인 성도님들은 제게 와서 찬양시간 너무 좋았다 말씀하시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듯이 저분들의 삶에서 이 은혜가 능력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주 새롭게 왔다가 사라지는 성도들을 바라보며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간혹 제게 목사님이냐 사역자냐 물어보지만 그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나는 Lay-평신도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역자는 물론 아니거니와 앞으로도 지금 집사의 직분이면 충분하다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집사도 직분이 없으면 다른 분들이 나를 호칭하여 부르기는 것이 애매하다는 것을 알고 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하나님, 오전 예배는 올해까지만 유지를 하고 내년부터는 오후 예배로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지난 2년간 스텝도 없고 일할 사람도 많이 부족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오전예배를 위해서 애써주신 목사님과 전도사님과 여러 성도님들께 참 감사드리고 부족하지만 저에게 하나님의 교회와 예배를 위해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성도님들과 하나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한 달 오전 예배가 아름답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시는 것이지요. 교회 앞길은 참 아름답습니다. 늘 항상 관광객으로 북적이며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버스킹도 참 많이 하는 곳인데 언제부터인지 그 길에서 찬양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들도 참 많은 곳인데 그곳에서 그들을 위해서 영어 찬양을 부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일날 오전,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고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떠신가요?
이 아침에 내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되어 주님의 기쁨이 되기를 소망하며 나의 하나님을 참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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