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도편지
죽음을 통해 남겨주신 두번째 교훈 본문
2024, 1. 24. Wed
(힘이나는 커피생활, 정동)
아버지가 천국으로 가신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12월 25일 눈이 펑펑내리던 크리스마스 새벽에 가셨습니다. 마지막 호흡을 보지는 못했지만 호스피스 병동 1인실로 옮기시고 마지막 4일간 온전히 아버지의 모습만을 지켜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예배 오전예배 클로징송으로 부르는 찬양 “나의 간절한 소망과 소원(My deepest desire and hope)
은 대학시절에 만든 노래입니다. 영국감리교 운동을 하셨던 윌리엄 그림쇼 목사님이 친구인 찰스 웨슬리에게 보낸 편지 마지막에 나오는 고백입니다. 참 멋이 있습니다. 친구에게 보내는 손 편지라니.. 이 고백을 보면 윌리엄 그림쇼 목사님이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 그 마음에 얼마나 하나님과 교회를 향한 열정이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 나의 간절한 소망과 소원은 모든 정성과 뜻과 영혼과 내 생애의 마지막 호흡까지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 My deepest desire and hope is to love my Lord God almighty with all my mind my heart my soul and even my last breath that I take”
이 고백을 한자한자 눌러쓰던 윌리엄 그림쇼 목사님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또 그 고백이 담긴 친구의 편지를 읽었던 찰스 웨슬리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볼때 참 감동이 있고 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볼때 그 모든 모습이 감동적인 영화의 한 장면과 같습니다.
대학시절에 책에서 이 고백을 보고 멜로디를 붙여서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25년 동안 종종부르면서 잔잔한 감동이 이어져왔습니다. 내 생애의 마지막 호흡까지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때때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그 순간을 아직 가보지 않아서 완전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마지막 아버지의 모습은 의식도 없으시고 병상에 누워서 단지 숨만 쉬고 계셨습니다. 기계가 수명을 다하면 돌아가는 소리가 부드럽지 않고 거칠게 되는 것처럼 아버지의 호흡은 매우 거칠고 요란스러웠습니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모든 장기의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게 되고 말 그대로 숨만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나니 거친 숨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10초 20초 이렇게 멈추다 다시 호흡을 시작하고 이것이 반복이 되었습니다. 힘겹게 숨을 쉬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게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모든 힘을 숨 쉬는것에 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숨쉴 수있는 힘조차 떨어지면 기계가 멈추듯이 육체가 멈추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이런 것이구나.내 삶에서 마지막 숨 쉬는 힘까지 다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구나. 사도바울이 차가운 지하감옥에서죽기 전에 영적 아들인 디모데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관제와 같이 다쏟아붓고 떠날 날이 가까웠다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달려갈 길을마치고 믿음을 지켰다고 한 것처럼 그렇게 다쏟아붓는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구나.
윌리엄 그림쇼 목사님의 고백처럼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모든 지식과 지혜와 힘과 열정과 인내와 열심과 마지막 호흡까지도 다 사용하셔서 주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모든 것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들을 하나님은 하나도 남김없이 탈탈 털어 받으셨습니다. 얼마나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삶인지요. 예수님께서 산제사로 드려진 것처럼 우리도 living sacrifices로 드려지는 삶이라면 참으로 아름답고 귀한 가장가치 있고 의미 있는삶입니다. 이 아침에 숨을 힘껏 들이마시고 내쉬어 봅니다. 아직은숨 쉬는것이 어렵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들이마시며 하나님을 내쉬면서 사랑합니다라고 불러봅니다. 언젠가 나도 아버지처럼 마지막 호흡을 다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 마지막 호흡까지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아버지께서 죽음을 통해서 남겨주신두 번째교훈입니다. 이 아침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님께열납 되어주님의 기쁨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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