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도편지
나의 기다림 본문
2024, 10. 1. Tue
(@Holy Spirit; 나의 기다림)
하나님, 오늘은 하늘의 창을 여시고 비를 내려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을 나서서 비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그 옛날 성경의 인물들이 떠올랐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매우 짧은데 나머지 기록되지 않는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 저와 같이 매일의 일상의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대부분은 기다림으로 채워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삶이란 늘 기다림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밥을 먹기 위해서는 기다려야만 했고 소풍 가는 날도 손꼽아 기다려야 했습니다. 형처럼 키가 크는 것도 기다려야 했고 보낸 편지의 답장이 오는 것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있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다리고 어떤 일이 좋은 결정이 날 수 있기를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화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다리기도 합니다. 배달음식을 기다리고 약속장소에서 만날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상처가 아물고 수술 후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도 하고 며칠 몇 달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세상을 사는 동안은 끊임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어떤 것은 죽는 그 순간까지 기다려도 이루어지는 것을 못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때로는 의미 없는 기다림이라고 느껴지는 것들도 있고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기니 이전보다는 좀 더 능숙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되고 조급함도 덜한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인내가 요하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기다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 깊은 감동과 감사함이 있습니다. 그 감동과 감사함은 하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시고 나는 하나님께 속한 자이고 하나님의 자녀, 주님의 종과 청지기라는 믿음을 통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 결국은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가장 선한길로 인도해 주신다는 믿음이 기다림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임을 고백드립니다. 아브라함의 삶이 아름다운 것은 그가 비록 아내를 누이라 속이는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약속을 힘겹게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국은 이삭을 드릴 수 있는 위대한 믿음의 조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불과 몇 장에 기록되어 있는 175년의 그의 삶이지만 아브라함은 평생을 통해서 하나님의 약속이 무엇인지를 깊이 깨달아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 혈기와 욕심으로 속고 속이는 삶을 살았던 야곱은 원하는 아내를 얻기를 위해서 14년을 기다리기도 하고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슬픔 속에 그리워하며 평생을 살았지만 결국은 오랜 기다림 속에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세와 다윗도 그렇고 성경에 몇 줄로 짧게 기록되어 있는 인생들까지 그들은 그렇게 평생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깨닫고 때로는 대적하기도 하면서 크고 작은 기다림 속에서 살았습니다.
하나님,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삶에서 아브라함과 야곱 모세와 다윗의 삶과 제가 다른 것은 제게는 성경이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인생을 다루시는 것을 알게 되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를 이루어오셨는지 보게 되었을 때 제 삶도 성경의 그들의 삶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알게 됩니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알고 인생을 알고 삶의 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다림은 있겠지만 결국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의 약속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나의 기다림은 삶이 조금 나아지는 것이고 노후가 준비가 되는 것이고 계획하는 것이 성취되는 것과 관련된 것이겠지만, 하나님의 기다림은 내가 변화되고 하나님의 뜻이 나의 삶 가운데서 이루어지고 하나님을 깊이 깨달아 알아서 결국은 영원한 천국이 삶을 준비케 하는 것임을 고백드립니다.
나의 기다림은 원망과 고통 때로는 불평과 불만이겠지만 하나님의 기다림은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날마다 문밖에 서서 저 멀리 길을 바라보며 탕자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다림입니다. 하나님,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결국은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궁극적으로는 제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그 믿음이 오늘의 기다림을 의미 있게 해 주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음을 고백드립니다. 이번생? 은 완전히 망했다 끝장났다고 생각했던 절망적인 때도 있었지만 하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진흙탕에서 헤매는 저를 보시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의 연약함을 보면서도, 야곱이 에서를 피해 얍복강을 건너 도망가면서도, 다시 얍복강으로 돌아와 가족들을 보내고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형을 기다리며 홀로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다윗이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야를 의도적으로 죽이는 모습을 보면서도 하나님은 그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도 망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셨던 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나님, 그래서 저는 지금의 제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고 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삶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 가운데 사는 하나님의 자녀, 주님이 종과 청지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성경을 통해 주님께서 보여주시고 약속하신 말씀을 통해서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이란 허황된 망상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권위의 말씀 위에 있는 매우 이성이고 합리적인 사랑의 의지임을 고백드릴 수 있습니다. 이 아침에도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나의 하나님을 바라며 기다립니다. 아멘.
'2024년의 모든 이야기 > 10월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영성 (2) | 2024.10.08 |
---|---|
죽음 앞에 영성 (0) | 2024.10.07 |
오래된 동네길의 영성 (1) | 2024.10.04 |
혼돈과 무질서에서 (0) | 2024.10.03 |
세상의 법, 하나님의 법 (0) | 2024.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