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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모든 이야기/10월의 편지

죽음 앞에 영성

에버모닝 2024. 10. 7. 09:13

2024, 10.7. Mon
(@Holy Spirit; 죽음 앞에 영성)

하나님, 주님이 주신 새날을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저마다 무거워진 옷차림을 보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게 됩니다. 계절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을로 옮기셨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추운 겨울로 옮시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절을 옮기시면 우리는 그 계절에 맞게 변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만물이 마찬가지입니다.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쌀쌀한 날씨에 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어김없이 이 계절에도 주님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 개개인의 삶과 또 날아가는 참새와 기어가는 개미에게까지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것입니다. 계절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온 우주의 주인이시고 모든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 지금 어느 지역에는 허리케인과 태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마을과 도시가 폐허가 되어 큰 고통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홍수로 모든 것이 다 잠겨버렸습니다. 또 다른 지역에는 너무 건조해서 극심한 가뭄과 큰 산불로 인해서 광대한 산들이 다 불에 타 버렸습니다. 화산과 지진과 쓰나미의 공포에서 날마다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고온의 날씨로 인해서 관측역사상 각종 최고기록을 경신을 하고 있습니다. 남태평양의 어떤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대부분의 땅이 바닷물로 덮여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이 아침에 자연재해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집이 떠내려가고 무너져 내려 모든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그 앞에서 망연자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 그곳에서 가족마저 잃어버려 통곡하는 사람들의 눈물과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긍휼 하심과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광활한 우주 안에 이 작은 지구에 오밀조밀 살아가는 수많은 인생들과 생명체들의 삶이란 참 연약합니다. 지식이 축적되고 과학과 이성이 발달하여 오늘날의 놀라운 문명을 이룩하여 왔지만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검진을 앞둔 사람들은 혹 내 몸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하게 되고 몸에 약간의 이상신호만 와도 혹시 죽을병에 걸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

죽음 앞에는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죽음 앞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지혜롭다 불려 왔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의 뒤에서 ‘메멘토 모리’라는 죽음을 기억하라라고 외치게 했던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고 지혜로운 것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전쟁이 장기화된 어떤 나라는 싸울 수 있는 남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고 또 어떤 나라는 공습으로 자다가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 지난 주말 기도와 묵상 중에 만약 내가 딱 1년만 살 수 있다고 하면 너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는 강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1년이라는 시간이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 앞에 나는 고개를 숙이고 겸손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십 년간 입고 살았던 나의 육체를 떠나 자유케 되는 것이고 육체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지만, 그 질문 앞에 진지하게 섰을 때 정말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인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보이고 정말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망과 기도가 바뀌게 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헛되고 헛되다고 외쳤던 솔로몬이 참 지혜롭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곤곤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 할 때가 이르기 전에 창조주를 기억하라라고 이야기하는 솔로몬이 얼마나 지혜로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노년의 때가 아니라 청년의 때에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하루 단위로 사는 삶을 산지가 오래되었지만, 그 질문을 묵상하며 이제는 1년을 준비하는 삶을 병행해서 살아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언제부터인지 짐을 줄여야겠다 생각을 하면서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이 쓰지도 않는 물건들을 쌓아놓고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1년이면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을 하기에 충분하고 삶을 단순화하고 정리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나는 지금 얼마나 소모적인 일에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얼마나 쓸데없는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영성이란 죽음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과 태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적인 능력도 생명력도 역설적이게도 죽음 앞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 앞에 겸손한 것이 능력이고 영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필사한 이사야 말씀에 사탄을 의미하는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 나왔습니다. 내가 하늘에 올라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지극히 높은 자와 같아지리라 했던 계명성이었습니다. 과연 사탄은 지극히 높은 자리에 올라 하나님과 같이 되어서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에게도 모든 피조물에게도 할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죽음이 이르기 전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아무 낙이 없다 할 때가 이르기 전 주님 앞에 나아오는 것이 지혜이고 능력이고 축복이고 은혜인 것이며, 죽음을 이해하고 바라보고 대하는 죽음의 영성이 오늘 내가 능력의 삶도록 인도하고 있음을 깨달아 알게 됩니다.  이 아침에도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되기를 바라며 나의 하나님을 마음 깊이 간직합니다. 아멘.

“만군의 여호와께서 경영하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폐하며 그의 손을 펴셨은즉 누가 능히 그것을 돌이키랴 “ (이사야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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