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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모든 이야기/9월의 편지

품격있는 관계 5

에버모닝 2024. 9. 13. 08:38

2024, 9. 13. Fri
(@Holy Spirit; 품격 있는 관계 5)

하나님, 새로운 아침 한쪽 하늘이 붉은빛이 물들어 오는 것을 보며 저 쪽이 동쪽이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해가 뜨는 쪽은 늘 언제나 동쪽입니다. 한 번도 그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은 서쪽하늘에서 해가 뜰까 북쪽하늘로 해가 질까 하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 당연했던 사실이고 앞으로 변함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생각할 때 기분이 좋아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 그 모습이 하나님을 생각나게 해서인 것 같습니다. 변함없으신 하나님, 하나님은 제가 주일학교 처음 하나님에 대해서 듣게 된 이후 지금껏 늘 항상 한결같으셨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저였고 제 생각, 제 마음이었습니다. 하루에서 수십 번씩 바뀌는 것이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일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처럼 그렇게 늘 그곳에 계셨고, 우뚝 솟은 산처럼, 뿌리 깊은 나무처럼 항상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다시 돌아갈 편안한 집처럼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버리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누워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편안한 집과 같이 존재가 하나님이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 들이여 내게 오라 내가 너를 편히 쉬게 하리라 하신 말씀은 참으로 그렇습니다. 아멘 하며 하나님 안에서 내가 안전하다 평안하다 고백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 말씀은 사실이고 진리의 말씀입니다. 이 아침에도 그 하나님과 함께 장미꽃이슬이 맺혀 있는 하나님의 동산에서 평화롭게 거닐고 있습니다. 비록 하는 일이 잘 안 되기도 하고 해결해야 할 복잡한 일이 있기는 하지만 내 영혼은 주님 안에서 자유하고 모든 근심을 뛰어넘는 성령님의 강한 임재 안에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서 주님의 동산의 평안을 누립니다.

저 바닥까지 내려가본 사람은 저 바닥에 내려가면 어떨까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바닷가에서 어떤 아이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물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파도도 넘으면서 즐거움에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이 아이는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꿈쩍 않고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합니다. 두려움의 근원은 내 안에 있습니다. 부정적인 상상력이 나의 온몸을 사로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지 않아 이 아이는 그 물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물에도 들어가 누워 둥둥 떠있기고 깊이 잠수했다 올라오기도 하며 자유자재로 물과 함께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려움의 대상이 즐거움의 대상을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삶을 돌아보니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두려운 바다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물을 본 적이 없어 압도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한쪽 발을 살짝 담가보니 차갑기는 했지만 나를 해하는 위험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더 깊이 몸을 담글 수 있게 되었고 어느덧 이제는 물장구도 치고 수영도 하면서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내 곧 경험적인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두려운 바다가 이제는 만만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깊은 곳으로 갈 수 있겠다 싶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발이 닿지 않는 곳까지 가게 되니 이전의 방식으로는 나를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허우적 되며 점점 물에 가라앉게 되었습니다. 거의 죽었구나 하는 순간에 누군가를 나를 건져 내주었습니다.

죽을 고비를 넘겨 바닷가에 앉아서 다시 바다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내가 덤볐구나. 역시 바다는 만만치 않은 곳이구나 생각하며 다시는 들어가면 안 되겠다 하며 또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 나를 구해준 누군가가 나를 데려가 깊은 물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발은 어떻게 해야 하고 팔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면서 꾸준히 연습을 하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대로 한번 해보았습니다. 매우 단순한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었지만 열심히 따라 해 보았고 얼마지 않아 깊은 곳에 들어가서도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깊은 바다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늘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발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점점 더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의 공포와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발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서 가라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였습니다.  

그것은 매일 말씀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이것이 나를 가라앉지 않게 지켜주는 단순한 동작이며 이것을 할 수 있게 되면 아무리 깊은 바다에서도 가라앉지 않고 살 수 있으며 심지어 즐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지난 10년 동안의 기도편지와 함께 수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반복했던 이 동작이 저를 살게 했고 파도를 넘게 했고 극복하게 했으며 승리하게 했습니다. 그 가운데 깊은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물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겨우 얕은 바다에서 물장구를 치고 놀던 아이가 이제는 깊은 바다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는 힘과 믿음이 생겼습니다. 주님은 교만함으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깊은 바다로 간 아이를 보고 계시다가 물에 빠져 죽게 될 때까지 기다리시고 마지막 순간에  건져주셨습니다.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던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말씀인지 기도가 얼마나 놀라운 능력인지 묵상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하나님을 믿는 믿음 가운데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하나님은 소상히 알게 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무엇이 정말 가치있고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고 주님 안에서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사는 동안 그 하나님과 품격있는 관계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그 아이는 오늘도 주님이 알려주신 방법대로 열심히 말씀을 읽고 기도와 묵상에 힘을 쓰며 기도여행, 기도운동과 산책, 기도편지를 쓰며 깊은 바다 한가운데서 헤엄치기도 동산에서 주님과 함께 거닐기도 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삶의 바다에서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품격 있는 관계 안의 품격 있는 시간은 행복과 평안과 즐거움과 기쁨임을 고백드립니다. 이 아침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되기를 기도하며 나의 하나님을 참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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