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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내려놓는 영성

에버모닝 2024. 12. 3. 10:01

2024, 12.3. Tue
(@Holy Spirit; 시간을 내려놓는 영성)

하나님, 오늘은 시간을 내려놓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기도하고 말씀 읽고 묵상하고 기도편지 쓰는 것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놓아둡니다. 오랜 시간 습관으로 잡힌 삶의 루틴, 관성처럼 저절로 흘러가는 일상의 패턴, 그 중심에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새벽의 묵상과 기도였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아침 시간과 기도편지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시간이 지장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저녁 일정을 최소한으로 하고 저녁일정이 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잠을 자고 다음날 기도와 묵상을 위해서 컨디션 조절을 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고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듯이 나의 보물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에 있습니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고 하셨던 주님의 말씀처럼 그 마음과 생각과 소망과 뜻이 어디에 있는지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가끔은 벗어나도 괜찮겠지요. 기대를 하고 열심히 추진했던 일이 난관을 만났습니다. 그럴 수도 있고 하나님의 뜻이 있고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겠지 하는 마음은 중심에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가 낙심을 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기도는 줄줄이 너무 아름다운 정답을 고백하고 있는데 정작 내 마음은 실망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기도와 묵상을 열심히 하고 기도편지도 정성스럽게 쓰던 것들이 혹 내가 하는 일이 잘 되게 해달라고 하는 마음의 공로를 쌓은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둬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늦게 일어나서 일상의 패턴을 벗어나서 성경도 좀 더 많이 읽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캐럴도 듣고 참 좋습니다.

오늘은 말씀이 좀 더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확실히 말씀은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고 능력이 있습니다. 이 땅에서 사는 삶이란 참 흥미롭습니다. 삶의 단계마다 말씀을 새롭게 깨닫고 새로운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이 인생에 숨겨놓으신 비밀을 찾아갈 수 있으니 살아가는 삶과 인생은 매력이 있습니다. 해아래에서 수고하고 땀 흘린 열매를 먹고 좋은 일 즐거운 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 예상치 못한 사고와 병과 실망과 슬픔과 수치와 고난과 행운과 기사회생 전화위복 반전으로 가득한 인생에서 나는 날마다 조금씩 삶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성장하고 그리고 아주 조금씩은 주님의 형상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누구와도 어떤 것과도 비교하지 않고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에 집중해서 사는 것이 지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하나님도 나를 바라보실 때 비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사람에게 한 달란트를 주고 좀 더 나은 사람에게 다섯 달란트를 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직 주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때로는 한 달란트도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다섯 달란트를 주시기도 하시고 때로는 열 달란트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한 달란트를 주시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만 시간 기도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6월에 1년 8개월에 걸쳐서 천 시간 기도를 마무리했습니다. 하루에 3.5시간 기도를 해야 일 년 안에 천 시간을 기도할 수 있는 계획이었는데 계획한 것보다는 늦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만 시간짜리 엑셀파일을 만들었습니다. 현재까지 0.5% 달성을 했습니다. 기도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도의 묘미를 알게 되었고 기도가 얼마나 큰 축복이고 능력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분 기도하기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몇 시간도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찬송가의 가사처럼 내 기도하는 그 시간이 가장 즐겁고 귀하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천 시간을 기도하면서 가장 큰 깨달음은 기도할 수 있으니 해볼 만하겠다 기도할 수 있으니 도전할 수 있겠다 하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영적전투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나는 능력이 없지만 기도로  영적인 싸움을 할 수 있으니 해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감사한 것이었습니다.

웨슬리가 매우 계획적이고 전략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금식하고 했던 모든 것은 영적인 전투에 대해서 깊이 알고 있기 때문이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영적전투에 최적화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 이것은 사도바울의 깨달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흔히 세상의 즐거움이라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기도와 묵상도 너무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력이 노력이 아니고 고통이 고통이 아니고 성취와 기쁨이 있는 과정이고 세상이 알 수 없는 즐거움인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때로는 동문서답과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도 성경에서 때로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 있는 것도 그것은 영적인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십 년이 걸릴지 남은 평생이 걸릴지 알지 못하지만 만 시간 기도를 통해서 더 깊은 하나님의 세계를 경험하고 더 깊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은 인생의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이 숨겨놓은 비밀을 보물을 찾듯이 하나씩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나의 삶을 통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온전히 아름답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아침에도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되기를 소망하며 어제 기도편지를 쓰지 않음으로 나의 불만을 하나님께 표현했던 것을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고백하며 나의 하나님을 그래도 여전히 사랑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