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기도편지
친구같은 영성 본문
2024, 11.5. Tue
(@Holy Spirit; 친구같은 영성)
하나님, 단풍이 물든 산둘레길을 걸으며 온천지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나도 모르게 깊이 들이마시는 소나무 향을 맡으며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만물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하나님께로 돌아간다는 말씀처럼 온 나라 산지의 나뭇잎이 동시에 떨어져 생을다해 다시 하나님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 돌은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을까, 저 고인 샘물은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을까, 저 흙은 언제부터 쓸려와 이곳에 있었을까, 이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을 알고 계신 분은 한분이시니 그 분과 이 아침에도 대화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생각을 아시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내가 앉고 서는 것을 아시고 내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감동은 심장을 움직여 깊이 느끼게 하시니 이 아침에도 내게 주신 심장이 뛰는 것을 느껴봅니다. 심장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내 심장을 쥐고 계신 주님이 언제까지 뛰게 하실지 알 수 없으니 내 생명은 주님께 속한 것이라 고백합니다.
하나님, 병원 화장실에서 마주친 청년이 마음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핸드타월을 빼면서 울먹이듯이 짜증 내듯이 아 돈도 없는데 이렇게 아프면 어떡하냐 이야기한 청년이었습니다. 그 청년의 손가락에는 부목과 함께 붕대가 감겨있었습니다. 얼마나 힘이 들면 화장실에서 저렇게 외치고 싶은 소리를 삼키며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친 세상을 살아내느라 고생이 많지.. 세상일이 뜻대로 되는 것이 없지.. 원망도 되고 막막하기도 하고 그렇지.. 화장실에서 나와서 정형외과 진료대기실에 앉아 있는 청년의 영혼을 향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청년을 바라보고 돌아서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저 영혼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를 편히 쉬게 하리라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주님은 세상을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아셨습니다. 수고를 멈출 수 없고 늘 언제나 무거운 짐을 진 것 같은 인생길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계셨습니다. 다윗의 시편을 보면서 그의 삶이 얼마나 고통이었는지 살기 위해서 얼마나 몸부림을 쳤는지 억울하고 분노가 치미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다윗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동일하게 경험하고 느끼고 있으니 삶이란 그런 것이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삶도 그렇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도 여전히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이 계시니 인생이란 살만하다 괜찮다 아름답다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참 평안이 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날마다 하나님과 대화할 수 있으니 힘든 날에도 위로가 되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내가 완전히 의지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투정도 부릴 수 있고 화도 내고 원망도 할 수 있습니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걱정되면 걱정된다고 두려우면 두렵다고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부끄러우면 부끄럽다고 화나면 화난다고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감정이란 쏟아부으면 풀리게 되고 아무 이야기나 막 하다 보면 이해가 되기도 답을 찾기도 합니다. 세상 누구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시니 하나님은 참 좋으신 하나님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울면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불평을 해도 다 이해하고 받아주는 엄마처럼 하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엄마와 딸이 친구가 되고 부모와 자식이 친구가 되는 것처럼 하나님과도 그렇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힘든 세상에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비밀까지도 다 공유하고 어려운 부탁도 할 수 있는 관계가 있으면 비록 조금 버티기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렇게 친밀한 관계로 영원히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약속 안에 있다는 것은 그렇게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가 되어서 절대로 끊어지지 않고 버리지도 않는 그런 관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님의 살과 피로 맺어진 언약의 관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하나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합니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하기는 싫고 몸도 별로 안 좋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야를 합니다. 내 안에 계신 성령 하나님이 오늘도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실 줄 믿습니다. 일이 잘되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굳건히 잡아주시는 것이 더 큰 축복이고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병원 화장실에서 마주쳤던 청년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힘들고 어려운 인생길에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평안과 기쁨을 누리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은 정말로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입니다.
이 아침에도 내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어 주님의 기쁨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나의 하나님을 참 사랑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