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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모든 이야기/10월의 편지

마감일이 없는 영성

에버모닝 2024. 10. 11. 09:19

2024, 10.11. Fri
(@Holy Spirit; 마감일이 없는 영성)

하나님, 이 아침 오늘도 가장 먼저 주님을 기억하며 주님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시편말씀을 들으며 걸었습니다.   마음에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시편을 보면 인생을 볼 수 있어서 좋고, 하나님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고통 중에 부르짖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고 하나님을 향한 기쁨의 찬양 소리는 시간을 타고 여전히 이곳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인생은 수고와 아픔이 끊이지 않고 슬픔과 원망과 절망이 돌부리처럼 내가 가는 길에 항상 있습니다. 한고비를 넘기면 또 한고비가 다가오고 웃음 속에도 근심이 있고 무리 중에도 외로움이 있습니다.

한 노신사를 보았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쾌적한 도시였습니다. 수억 원의 검은색 고급세단을 타고 와서 차에서 홀로 내려 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미역국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이내 혼자서 미역국을 맛있게 먹습니다. 행색도 그렇고 풍기는 분위기도 품격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짙은 외로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미역국을 다 비우고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멍하니 한참을 그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시계를 보고 급히 일어납니다.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고 잘 먹었습니다 건네는 그 목소리에 슬픔이 섞여 있는 듯이 들립니다. 그리고 다시 차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다른 사람을 보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걱정과 근심이 몰려옵니다. 길을 나섰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누구에게 연락을 해서 만나야 할까. 다른 사람들은 목적지를 향해서 빠르고 씩씩하게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내 발걸음은 힘없이 그 자리에 멈춰있습니다. 이쪽으로 걸어가다 이내 멈춰 서서 다른 쪽으로 돌아섭니다. 걸어가다 신호등이 있어 잠시 섰는데 그 시간에도 건너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합니다. 녹색신호로 바뀌어서 사람들은 일제히 한 곳을 향해서 건너가지만 내 발걸음은 마지못해서 따라갑니다. 신호가 바뀌었는데 그대로 있으면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입니다. 갑자기 오늘 점심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걱정이 몰려옵니다.

하나님, 인생에는 늘 항상 Due date 마감일이 있습니다. 매달 며칠에는 각종 비용을 납부해야 합니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나는 곧 죄인이 됩니다. 특별관리를 받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누가 정해놓은 것인지 알지 못하는 그 시스템 안에서 나는 노예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달 마감일을 넘기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약간의 휴식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달 마감일이 다가오면 또다시 걱정과 근심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마치 내 발에 무거운 쇠고랑을 차고 있는 것처럼 벗어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나를 늘 항상 옥죄고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이번달 타깃이 있습니다. 나는 이것을 해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나는 뒤쳐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은 이미 달성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마음이 초조해집니다. 누가 정해 놓은 것이지 모르는 그 시스템 안에 나는 또 다른 노예가 되어 있습니다. 자격증도 따야 하고 스펙도 쌓아야 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뛰고 또 뛰어야 합니다. 약하게 보이면 안 되고 만만하게 보여서는 절대 안 됩니다. 조직을 위해서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을 뽑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잘 싸울 수 있는 사람, 싫은 소리도 잘하고 뻔뻔하게 때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할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세상을 바라보니 떠오르는 찬양이 있습니다.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때 만족함이 없었네. 나의 하나님 그분을 볼 때 나는 만족하였네… 동남풍아 불어라 서북풍아 불어라.. 저기 있는 백합화 예수향기 날리니 할렐루야 아멘.. 세상이란 그런 곳이죠.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란 그런 것이지요. 세상의 법과 정의란 그런 것이지요. 우리가 배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란 그런 것이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이란 그런 것이지요. 오늘도 뒤에서 죽일 듯이 다가오는 마감일에 쫓기며 죽음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born again 구원받은 삶이라는 것은 내 영혼이 죄와 사망의 법이 적용되던 것에서 사랑과 생명의 법이라는 다른 법이 적용되어 자유롭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의 나의 삶도 새로운 법에 적용받아 자유롭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의 법입니다. 그 약속의 법을 따라서 내가 사는 목표가 달라지고 내가 사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법을 따라서 나는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살고, 그 약속의 법에 따라서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걱정하지 않고, 그 약속의 법에 따라 필요한 것을 구하고, 그 약속의 법을 따라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합니다. 그렇게 할 때 그 약속의 법에 따라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한다 하셨고,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처럼 먹이고 입히신다 하셨고, 마음과 생각을 지키신다 하셨고,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하나님,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 다른 법 안에 살 수 있는 특권, 이것이 나에게 주어졌습니다. 내일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약속, 그것은 마감일 due date에 쫓기지 않을 수 있는 놀라운 축복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늘도 나는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세상의 방식과 법으로 살 것인지, 하나님의 방식과 법으로 살 것인지 그것은 나의 믿음과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살 때 나는 혼자 미역국을 먹으러 가도 외롭지 않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갈 곳이 있어 점심을 어떻게 하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이 아침에도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 되기를 바라며 세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는 약속의 법을 주신 나의 하나님을 참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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